📚 프로덕트 오너(Product Owner)를 읽고

Intro.

한 달에 적어도 8번 정도는 쿠팡의 로켓와우 서비스를 사용한다. 새벽배송을 넘어 출근하면서 주문한 딸기를 퇴근하면서 바로 먹을 수 있는 당일배송까지 책임진다. 배달의민족 앱을 터치한 것이 얼마나 먼 옛날인지 상상도 안 된다. 이제는 쿠팡이츠로만 배달 해먹는다.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쿠팡으로만 검색하고, 로켓배송이 안 되는 물건은 당장 필요없는 것이라고 의사결정한다. 쿠팡이라는 한 브랜드가 내 소피 패턴을 완벽하게 바꿔 놓았다.

나만 이렇게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 철저하게 쿠팡의 서비스만 고용하는 소비자가 주변에 심심치 않게 보인다. 어떻게 쿠팡은 나를 ‘쿠팡 의존자’로 만들 수 있었을까?에 대한 답이 이번에 읽은 책, 프로덕트 오너(PO)에 담겨있다.

정답부터 말하자면,

철저하게 프로덕트 중심으로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고객이 우리 서비스를 고용하게 만들지만 고민하는 사람이라고 프로덕트 오너를 짧게 정의 할 수 있겠다. 여기서 고객은 당연히 서비스 외부에서 앱 아이콘을 단순하게 터치하는 사람부터 그 범위에 포함된다. 서비스 내부에서 운영하고 에프터 서비스를 하고 심지어 물류를 관리하는 사람도 고객으로 볼 수 있다. 고객을 분류하고 각각의 부류에 어떤 가치를 전달해야 하는지를 정하는 것이 프로덕트 오너의 대표적인 업무다.

책의 저자분(쿠팡의 유명한 김성한 프로덕트 오너)는 고객이 어디에 있든, 현장에 있거나 공장에 있거나 전화상으로 의견을 전달하는 고객에게 마저 집착하는 것을 강조한다. 그리고 그런 집착을 주변 동료에게 전파하는 역할까지 프로덕트 오너의 주 업무라고 전한다. 개인 추천이 핵심인 넷플릭스, 쿠팡의 서비스가 이런 집착에서 빌드된 것이지 않을까 한다.

단순하게 고객의 불편만 집착해서 개선하는 쪽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고객이 느끼는 불편 사항이 어떻게 우리의 서비스의 고용으로 해결되는지 끊임없이 분석하는 것이 프로덕트 오너의 일이고, 그것이 프로덕트의 존재 이유라고 말한다. IT 기반의 서비스는 정말로 소비자가 ‘고용’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누군가가 오프라인에서 해줄 수 있는 일을 작은 기기에서 대신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서비스를 만드는 것 자체에 담긴 고민이 ‘고용’을 이끌어내는 것으로 책에서는 표현된다.

고객에게 집착하기는 하지만,

회사가 정한 목표와 방향성을 절대 잃어버리면 안 되는 것이 프로덕트 오너가 주의할 점이다. 고객만 쫓아서 시선이 고정되면 프로덕트를 지탱하는 회사의 의지와 시선을 잃어버리기 쉽다. PO가 사업적 관점을 유지하고 경영진의 시각을 이해해야 더 치열하게 고객에게 집착하기 위한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기 쉽다.

일의 우선순위는 당연하듯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해야 한다. 의사 결정은 말할 것도 없다. 매번 PO가 남기는 결정은 프로덕트와 회사 자체에 엄청난 영향을 준다. 그렇기 때문에 PO에게 직관은 멀리해야 하는 생각이다. 최대한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데이터 기반으로 사고해야 한다. 직관마저 데이터를 기반해야한다.

책을 읽어가면서, 그리고 일고 나서.

회사에서 데이터를 접할일이 정말 많다. 직접 유저 데이터를 쌓는 경우도 있다. 어떤 데이터부터 찾아서 업무에 적용해봐야 할 지 모르겠다면 ‘목표’부터 수치화 하는 것을 연습을 하면 좋다. 나도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이 정말 얼마 안 된다. ‘프로덕트 오너’ 책을 읽고 있을때, 회사에서 매일 아침 일찍 오시는 다른 팀의 담당자님과 대화를 할 때 배웠다.

목표를 수치화 하는 것은 간단하다. 어제의 지표를 20% 당장 30%로 올릴 수 있는 00 일을 진행해보겠다. 정도면 충분하다. 이 업무에서 00 일로 인해서 15번의 불만이 접수되었는데, 00 부분을 개선해서 8번으로 조정하겠다.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내가 ‘수치’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누군가에게 말할 수 있는 것 그 자체다. 그런데, 말은 이렇게 하지만 당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말하고 사고하는 것은 힘들다.

그러면, 야구를 생각하면 된다. 내가 좋아하는 어떤 스포츠라도 상관 없다. 나는 야구를 좋아하는데, 한창 좋아할 때는 스타팅 라인업 9명 타자의 모든 타율을 다 외울 정도였다. 그러면 된다. 이 정도까지도 사실 필요없다. A라고 하는 선수가 데이터 통계적으로 보통 2할 8푼을 친다고 가정한다면 그 가정이 머리에 들어와서 누군가에게 전달할 정도만 데이터를 우선 접근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수치’와 그걸 기반하는 ‘데이터’다.

이 책을 읽으면서 누군가에게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설득시키는 과정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다. 6페이저(6-page)까지는 아니더라도, 내가 지금 어떤 프로젝트를 하고 있으며 어떤 비용을 투입해서 어떤 것을 기대하고 있는지가 자세히 기록된 기획서를 반드시 세우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 문서만으로 상대를 설득할 수 는 없지만 설득시킬 가능성은 높일 수 있다. 나 스스로가 그 일을 하는 것에 대한 목적성을 가지는 데에도 설득력이 높아진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나를 왜 고용해야 하는지 계속 질문하자.

또한, 5단계의 질문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 3번의 why는 외치고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을 위해서 하는 일인가? 그러면 거기서 파생하는 또 다른 질문의 답은 무엇인가? 그러면 최종적으로 이 사소한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식으로 하나의 일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하면된다. 쉽지 않다. 주어진 일을 하는 것도 힘들 수 있다. 그렇지만 why를 가지지 않으면 일을 하는 것에 반드시 한계가 온다. 물론 책에서도 이런 스스로에 대한 질문의 단계를 강조한다.

그래서, 프로덕트 오너가 되고 싶은거야?

프로덕트 오너에 대한 바람을 불어넣는 책은 절대 아니었다. 그렇다고 프로덕트 오너라는 직업이 있다 정도만 알려주는 책도 아니었다. 김성한님의 ‘프로덕트 오너’ 책은 스타트업이든 아니든 ‘프로덕트/서비스’ 기반의 회사를 다니는 모든 주니어가 가지면 좋을 생각의 방향성과 업무 처리 방식을 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가진 것 같다. 우리 시절의 수학의 정석이나 지금 나에게 자바스크립트 딥다이브 같은 책상에 두고두고 흔들릴 때마다 볼 수 있는 기본서 같다. 물론 읽고 실천하지 않으면 따라오는 미라클은 없을 것 같은 단호함도 있다. 지금 당장 업무에 써먹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