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블로그 변천사

🐫 블로깅 유목민에서 곧 정착합니다.

hankyeolk

스압이 있을 것 같습니다. 🥴

오늘은 내가 개발 공부를 시작하면서 매일을 빠짐없이 적어갔던 블로그-정확하게 말하면 TIL을 기록하는 개발 일기장-의 변천사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왜 내가 기록을 시작했고, 어떤 채널을 통해서 기록했고, 기록을 통해서 어떤 것을 경험하고 얻었는지 등에 대해서 주저리를 떨어볼 생각이다. 하지만, 결론은 아마 동일할 것이다. 개발을 시작한다면, 자신만의 블로그를 꼭 만들어 기록해보자!라고.

1. 배운것을 그냥 정말 받아적고 외우는 형식의 기록.

개발 공부를 막 시작했던 6월 중순, 코드스테이츠의 프리코스를 밟아가고 있었다. 자바스크립트라는 개발 언어와 익숙해지기 위해서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 분명하게 영어 단어들로 구성이 되어있는데 컴퓨터에게 이해시키는 것이 어려웠다. 함수부터 메서드, 연산자 등은 너무 새로웠다. 그래서 그 시기의 블로그의 목적은 기억이었다.

그래서 무식하게 그날 배운 것들을 다 블로그로 옮겨적고 반복해서 보았던 것 같다. 무식하다고 하기에는 효과가 좀 많이 좋았다. 고등학교 시절에도 적어가면서 공부를 하지 않으면 잘 기억으로 남지 않았다. 그래서 무엇이든 처음 배우는 것은 따라적고, 적으면서 기억하려고 했다. 이 시기의 블로그가 자바스크립트에 조금은 더 친해진 지금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노션에 배운 것을 정말 매일 빠짐없이 기록했다. 그날 어떤 내용을 중점으로 배웠는지 라벨링을 했다. 실시간 세션에서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생기면, 엔지니어분의 말을 그대로 따라서 친 기억도 있다. 노션에 순간을 기록한 부분을 깃헙 페이지로 만든 블로그에 옮겨서 적었다. 물론, 이 블로그도 그냥 배운 것을 나열하는 것에 바빴다. 아마 복습을 이 방법으로 한 것 같다.


2. 그러다가 TIL의 양식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뭔가 기록을 더 기억으로 끄집어내고 싶었다. 그저 단지 배운 사실을 기록하는 것이 아닌, 나만의 정리 방식으로 풀어가고 싶었다. 노션에 그날 배운 것을 실시간으로 기록하는 것은 그대로 진행했지만, 블로그에 옮기는 방식에 나름의 체계(?)를 갖췄다.


Today’s Key라는 항목은 정말 말 그대로 오늘 배운 것 중에서 핵심이 되는 내용 또는 그날을 기억하기 위해서 꼭 기록해야 하는 것을 기록했다.

추가로 공부하자 항목에는 배운 내용 중에서 검색이 더 필요한 부분이나, 정규 시간 이후에 모각코를 하면서 공부한 내용을 기록했다.

어떻게 보면 가장 좋았다고 생각하는 항목은 머리 뽀개기였을 것이다. 말 그대로 어렵게 풀었던 알고리즘 문제나 이해가 어려운 개발 내용들(예를 들어 처음 배울때의 리액트 라이브러리랄까?)을 적었다. 완전 내 방식으로 말이다. 이렇게.


기록 방식에 나름의 체계를 구축하니 그날 배운 내용이 조금은 더 명료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TIL이라고 하는 블로깅에 꼭 코드를 많이 집어 넣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그래서 TIL에는 최대한 그날의 감정을 적으면서 꼭 기록할 내용만 파악해서 적기로 마음 먹었다.

3. 나만의 개발 위키를 만들어보자.

TIL에 그날 겪은 감정을 적기 시작하면서 개발에 대한 내용이 조금씩 빈약해진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개발 공부 뒤로 갈수록 프리코스의 자바스크립트 문법 이상의 것들이 많이 나왔다. 그래서 개발 내용 (코드를 진득하게 포함한)을 기록하는 페이지를 만드는 것에 필요성이 강해졌다. 이전 회사에서 내가 작성한 문서들을 정리했던 노션 페이지를 떠올렸고, 노션에 (조금 오글거리지만) 강한결, 개발자로 성장하기라는 페이지를 만들었다.

자바스크립트 항목을 시작으로 Node.js의 모듈을 기록하기도 하고, React 라이브러리를 배우면서 컴포넌트 작성하는 방식을 코드와 함께 기록했다. 이 위키는 정말 공을 들였다. 개발을 하면서 두고두고 계속해서 볼 내용들을 기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또 보려면 명확한 인덱스가 있어야 하고, 내가 이해하기 쉽게 풀어적어야 했다. 그래서 각 스택별로 인덱싱을 하고 많은 래퍼런스를 보면서 기록했다.


요즘은 이 위키에 포스팅이 조금 주춤하다. 하지만, 수료 이후에 혼자서 공부한 내용들이 많기 때문에 다시 위키를 기록하기 시작할 것이다.

4. 블로그에 제목을 붙이고 To-do도 넣자.

깃헙 블로그에 매일 기록하는 TIL의 제목을 달기 시작했다. 큰 이유는 없었고 매일 날짜로만 기록되는 것이 보기 싫었던 것 같다. 그날 하루를 한 줄의 제목으로 정리한다는 점도 퍽 마음에 들었다. 제목을 정하기 위해서 그날 배운 것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을 고르는 과정도 즐거웠다. 그날 느낀 감정을 적거나, 행동 중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도 제목으로 남겼다.


이머시브 코스 후반부에 접어들어서는 매일 쏟아지는 내용들에 허덕이지 않기 위해서 스케쥴 관리가 필요했다. 그래서 매일 아침 블로그에 To-do를 적었다. 그리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TIL의 To-do 리스트에 잘 진행한 것들을 체크했다. to-do 리스트는 프로젝트에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날 꼭 작업해야 하는 부분을 우선 순위 높게 작성했다. 우선순위를 세우니 프로젝트 코드 작업에 효율이 높아지고, 실제로 집중이 더 잘 되었다.

파이널 프로젝트에는 밀려드는 조급함과 우울 증상을 극복하기 위해서 제일 상단에 "조급하거나 답답한 감정이 느껴지면 크게 한 숨을 쉬고 다시 시작해보기"라는 문구를 적었다. 하루도 빠짐없이. 그래서 매일 눈을 뜨고,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숨을 크게 돌리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5. 블로그 유목민 정착하나요?

개발 공부는 내가 이 업을 삼을 기간동안 이어갈 예정이다. 그 말은 개발에 대한 기록을 계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란 말이다. 그래서 수료 시점에서 TIL에 대한 개편을 진행했다. 깃헙에 TIL이라는 레포를 하나 생성하고, 기록할 내용들을 카테고리로 구분해서 개별 브랜치를 나눴다. 그리고 그 브랜치에 기록된 학습한 내용의 TIL을 머지시키는 방식으로 계속 진행하고 있다.TIL 레포로 놀러오세요 😃

마지막으로 이 글이 올라가는 블로그는 2021년이 되어서 커스텀이 새롭게 된 깃헙 블로그이다. 물론, 개발을 처음 배우면서 기록했던 TIL이 넘치는 그 블로그도 내가 한땀 한땀 커스텀했었다. 하지만 그 블로그의 CSS나 양식들이 이제 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완전히 새로운 테마를 찾았다. 그리고 연말의 정말 끝자락이 되어서야 나에게 핏한 블로그 테마를 찾았다. Clean Blog 테마

블로그에 대한 CSS 커스텀은 1월 2일 새벽에 마무리 되었다. 이제 이 블로그에 정착하는 것이 2021년 목표다. 그리고 꾸준한 블로깅도 또 역시 하나의 목표다. 🙏

아직도 개발 블로그에 대해서 고민이 많다. 하지만 블로그는 나의 삶을 일부분 확실하게 바꾸어주었다. 기록의 힘을 크게 깨달을 수 있었다. 기록이 익숙함으로 수렴해가는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내 블로그 글로 코드스테이츠 동기와 한 번 더 소통할 수 있었다. (정말 소중한 경험이다.)

누군가에게 내가 기록했던 경험을 자신있게 이야기 하고 있다. 블로그 전도사가 된 느낌이다. 아직도 개발 블로그를 어떻게 시작할지라던지 어떻게 작성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고민을 하고 있다면, 정말 조악한 내 블로그들을 보면서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